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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 in Vancouver

화이트 데이

by Yong & Youngs 2024. 3. 15.

화이트 데이다!
어쩌면 밴쿠버에서 맞는 마지막 화이트 데이 일 수도 있을것 같다. 
당연하겠지만 여기서 화이트데이는 아무날도 아니다. 그냥 오늘 날씨가 좋고 애들도 밴쿠버 학교에서 마지막 남은 이틀 중에 하루이고 해서 사진을 찍어봤다.

Coquitlam Town Center Park (Lafarge Lake)

 

이제 봄이 오는가 싶어서 설레야 할 시기에 마음과 머리는 토론토로의 이주로 복잡하다.
밴쿠버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혹시나 모를 아이들과의 여행을 위해 블로그를 개설해보긴 했는데 뒤숭숭한 마음과 복잡한 머리 상태로 얼마나 포스팅을 하게 될 지는 모르겠다.

이주를 위해 정리 목록을 몇번이나 만들어봐도 뭔가 불안하고 안절부절한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우선순위가 없는 일들과 그 일들과 연관되어 해야 할 일들이 자꾸 머리속에서 맴돌아서 목록으로 정리를 해봐도 언제 해야 할지 정확히 확정 할 수 없는 일들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일들 때문에 복잡한건 매한가지다. 

와이프가 있을때는 우선 정리해야 하는 물건들부터 정리해보자 하면 그냥 따라서 물건을 정리했으면 됐지만, 지금은 지독한 결정장애가 뇌를 지배하고 있는 나혼자라 뭘 할 수가 없다.

그나마 해치운 큰 일 중 하나는 이주 이사 계약을 마무리 했다는 것.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은 가장 심플하게 이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삿짐 전달 날짜에 다행히 엘리베이터도 예약이 가능했다. 

보통의 경우에 이삿짐 나가는 날 이사도 같이 나가니깐 별 문제가 없는데 우리의 경우 이삿짐을 먼저 부치고 우리 가족은 조금 더 후에 나가게 돼서 아파트 관리소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관리사무소의 너무나 쿨한 답장에, 높은 확률로 많은 고민들이 쓸데없는 고민이 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한국말을 영어로 전달할 때 그 어감이 어떻게 들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예의있게 쓰고 싶은데 혹시나 딱딱하게 들리진 않을까, 겸손하게 말하고 싶은데 어리숙해 보이진 않을까 하는 등의 느낌과 어투에 대한 무지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영어에 대한 학구열은 점점 식어가는데, 영어 못해요란 겸손은 더이상 떨고싶지 않은, 영어권에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참 모순적인 마음으로 살고있다. 

그런데 이거에 적응하고 나면 또 여기도 지겨워 질려나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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