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 9. 2025
나이아가라 폭포는 4계절의 모습이 다르다고 한다.
여름의 파랗고 역동적인 모습과는 달리, 차가운 공기 속에서 얼어붙은 물보라와 물안개로 강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습을 얼음으로 만들었다.
이번의 나이아가라 여행은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한국에서 오시기도 전부터 갈 수 있냐고 물어볼 정도로 기대를 하던 여행이었다.
우리야 당연히 집에서 한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랑처럼 말하긴 했지만 한동안 많이 내린 눈과 추운 날씨 때문에 일주일을 미룬 후에야 다녀왔다.
우리 차에는 여섯 명이 탈 수 없었기에 차를 빌려야 했고, 역시나 스마트한 와이프가 ‘Turo’라는 앱을 알려줬다. 주변에서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일반 렌트카 업체보다 비용 면에서도 저렴한 듯 했다. 잘 만든 앱이다.
눈발이 살짝 날리긴 했지만, 길이 미끄럽지 않아 무사히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했다.
주차는 Skylon Tower에 했는데, 겨울철 종일 주차비가 단 10달러!!! 여름 성수기 때와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이긴 하지만 널널한 주차장이 얼마나 방문자가 적은지를 보여준다.
주차를 마치고 타워를 통해서 폭포로 걸어가면서 멀리 American Falls가 보였을 때, 장인어른께 ‘폭포가 보이네요. 저게 American Falls’라고 알려드렸지만, 처음엔 찾지 못하셨는지 별 반응이 없어서 조금 섭섭했는데, 어느 순간 폭포가 시야에 들어왔는지, 감탄을 하시기 시작했다. ㅎㅎㅎ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토론토에 오신 이후에 몬트리올과 퀘벡에도 다녀오셨지만, 그렇게 만족스러운 여행은 아니었는지 후기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번 나이아가라는 인상적인지 두 분은 연신 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셨고, 장인어른은 장모님을 모델 삼아 마치 잠시 사진 작가가 되신 듯 하였다.
Horseshoe Falls까지 가면 더 멋진 장면을 볼 수 있다고 걸음을 재촉했지만, 장인어른께서 귀를 닫으시고 가는 길마다 멈춰 서서 계속 사진을 찍으셨다.
폭포 앞에 도착했을 때는 역시나 그 거대한 물줄기와 웅장한 폭포의 풍경에 다시 한 번 감탄하셨다. 뿌듯 ^^;
여름이면 배를 타고 폭포 가까이 갈 수 있는 보트 투어가 있지만, 겨울에는 할 수 가 없어서 대신 ‘Journey Behind the Falls’ 투어를 보내 드렸다. 매표소 직원 말로는 겨울에는 패키지에 포함 되는 것이 별로 없어서 가격이 싸다고 했지만, 장인어른 장모님의 후기로는 그 가격조차
가성비가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투어를 다녀오시는 동안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커피와 푸틴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름에는 언감생심 자리를 잡을 생각도 못 할 만큼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번엔 여유롭게 앉아 쉴 수 있었다. 이런 점은 겨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투어를 마치고 아버님과 어머님이 다시 합류 하셨고, 아버님은 지금껏 찍은 사진들을 보시더니,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밖으로 나가셔서 장모님을 모델로 다시금 사진 작가가 되셨다. 우리도 아이들과 함께 다시 밖으로 나가, 눈과 얼음으로 조금 놀아준 뒤에 폭포를 뒤로 하고 차로 돌아왔다.
세계 여행할 때 왔던 것 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나이아가라 폭포 네번째 방문이었다.
이제는 나름 익숙한 탓인지 감흥이 많이 적어지긴 했다.
그렇지만, 얼어붙은 강과 펜스 심지어 가로등까지, 반짝이는 빙벽 사이로 떨어지는 거대한 물줄기에서 느껴지는 나이아가라의 겨울 모습은 여름의 그것과는 또 다른 멋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토론토 오신 이후에 가장 좋아하신 듯해 더욱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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